봉중근이 LG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팬들의 반응은 대충 두 가지로 갈렸다. 하나는 그래도 메이저리그 물을 먹어봤던 선수가 온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었고, 다른 하나는 부상 경력이 있고 재활 중인 선수인데 과연 제 몫을 해줄까라는 의구심이었다. LG는 마운드의 힘이 약한 팀이었고 지금도 새로운 얼굴의 등장을 가장 기다리고 있는 팀 중에 하나다. 몇 년간 신인 투수들이 1군에서 활약한 예는 거의 없으며 2군에 있는 투수 유망주들 또한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봉중근의 영입은 마운드 전력의 새로운 플러스 요인으로 생각될 만 했다. 반면에 '06 WBC에서 보여줬던 투구는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대체로 구위가 떨어져 보인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고 이러한 평가는 당시 대표팀의 코치였던 선동열 감독 또한 마찬가지였다. 과연 봉중근이 어느 정도 해줄 것인가는 이러한 다소 상반된 반응과 더불어 '07년 LG를 보는 관심사 중에 하나였다.
'07시즌 전의 스프링 캠프에서 봉중근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양상문 코치는 봉중근의 속구 구속이 140km/h 중반대를 기록한다고 하였고, 어떤 기자는 봉중근의 팔각도가 많이 올라갔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봉중근의 팔이 귀에 붙어 나온다'는 다소 과장된 표현을 하기도 하였다. 개인적으로 양상문 코치의 말씀대로 봉중근이 시즌 중에도 속구를 140km/h 중반대로 던져준다면 호투를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봉중근의 관건은 구속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올시즌 보여준 봉중근의 속구 구속 평균은 140km/h을 넘기 힘들었고, 팔의 각도 또한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은 없었다. 결국엔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봉중근의 문제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봉중근의 가장 큰 문제는 제구라고 생각한다. 구속은 이제 둘째 문제가 되었다. 시즌 들어오기 전에 구속이 가장 관건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기본적인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는 어느 정도 좋다고 봤었기 때문이다. 애틀란타에 있던 시절에도 주자 있는 상황에서 땅볼을 잘 유도해내는 투수가 바로 봉중근이었다.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 구사 능력 만큼은 수준급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 이러한 변화구 구사 능력은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제구가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는 것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구가 잘 되지 않는데 구속을 먼저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속을 가지고 있지 않은 투수가 제구마저 안 된다면 그 투수는 타자를 상대할 무기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시즌 봉중근의 투구를 보면 속구의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기에 속구는 타자가 가장 빠르다고 느낄 수 있는 코스인 몸쪽 코스에 많이 던졌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면서 타자들을 상대했다. 속구의 구속은 대체로 130km/h 후반대였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120km/h대, 커브는 110km/h대였다. 구종과 더불어 타자를 상대할 만한 구속대는 나름대로 갖춰졌던 셈이다. 하지만 이것을 적절히 활용할 만한 제구가 부족했고 그 중에서도 변화구의 제구가 좋지 않았다. 특히 낮은 코스에 떨어뜨리는 변화구는 일찍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타자들이 잘 속지 않았다. 그런 공들은 와일드 피칭으로 종종 연결되었다.
봉중근의 구속이 잘 나오지 않는 원인은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부상과 재활을 들 수 있다. 봉중근의 경우 애틀란타 시절 후반에 변화구를 많이 구사하게 되면서 팔의 각도가 많이 떨어졌고 이것이 어깨 부상으로 연결 되었다는 의견이 많다. 부상에 대한 후유증을 떨쳐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또한 봉중근은 애틀란타 시절 전성기 때에도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던 투수는 아니었다. 다만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타자가 느끼는 속구의 '볼 끝'이다. 봉중근은 공을 채서 던지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밀어서 던지는 스타일의 투수다.
제구가 잘 되지 않는 원인은 상체를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 하는 투구폼에 있다고 보는 편이다. 스트라이드가 진행되고 완료되는 시점까지 상체가 뒤에 남아있다면 이것은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올 수 없게 되어 릴리즈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됨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구속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봉중근의 변화구가 홈플레이트까지 가지 못 하고 그 전에 일찍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 또한 이러한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애틀란타 시절에 비해 안 좋아진 이러한 밸런스는 봉중근의 구위와 제구 모두에 연결되는 문제일 수 있다. 수술 이후에 이러한 변화가 왔다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점이다.
올시즌 투수 봉중근에 회의를 느낀 한편에서는 타자로의 전향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배트를 놓은 지가 오래다. 김광삼의 타자 전향은 계속되는 부상으로 투수로서 더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가 힘든 상황에서 비롯된 선택이었지만 투수로서 가능성이 남아 있는 봉중근이 굳이 타자 전향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봉중근이 내년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면 구속보다도 밸런스와 제구를 가다듬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안 되면 비록 '07시즌을 치루면서 얻은 국내 야구 경험은 있지만 다음 시즌도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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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범경기에 봉팔이 등판..
2008/03/11 21:43작년보다 제구도 구속도 한층 업글된 모습이래요
작년의 봉팔인 잊고 설레는 맘으로 녀석을 맞이해보아요 ^^